▒ ▒ ▒ ▒     具象 美術에의 招待     ▒ ▒ ▒ ▒    
(韓國現役作家10人의作品評論集)  


---신항섭(미술평론가)---p1

석조(石彫), 즉 돌을 매재(媒材)로 한 조형 활동은 가장 본원적이고 원초적인 인간 감정의 표출행위라고 할 수 있다.
석조각은 돌덩어리라는 자연물로서의 매체에 조형적인 형식미와 내용을 부여함으로써 미적 가치체계로 변환하는 예술 표현활동의 하나이다.
돌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재료로부터 형상을 끌어내는 석조는 작가의 표상활동을 현상적 가치로 바꾸는 데 있어서 가장 적극적인 표현행위이기도 하다. 따라서 석조는 '조형행위'라는 어의적인 해석에 가장 근접하는 순수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석조는 일회적인 작업방식으로 말미암아 타협의 여지가 없는 의식 및 형상의 명료성이 요구된다.
다시 말하면 표상을 물질적인 형태, 더구나 실체의 형상으로 고정시키는데 따른 수정이 불가능하므로 작가의 미의식 및 행위는 엄격히 제한된다.
그러므로 섣부른 감각 및 불완전한 테크닉으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석조는 성립될 수 없다.
물론 표현기법의 절대자유를 내세우는 현대미술의 미학개념으로는 테크닉의 완성도 여부는 하찮은 것일 수도 있다. 특히 구성을 위주로 하는 현대조각의 입장에서 볼 경우, 대상에의 충실한 묘사행위는 복제활동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각이라는 본원적인 물음 앞에 설 경우에는 사실적인 기법의 조형행위는 불변의 독자적인 가치를 갖는다. 누구나 조각가로서 입문하는 초기단계에서는 사실적인 형상을 통해 조형감각을 키우는 까닭도 이에 기인한다. 더구나 사실주의 미학개념에 의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김오성의 작업을 조명하는 데 있어서는 테크닉, 즉 묘사기술이야말로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테크닉은 사실주의 입장에서 보면 작가적인 윤리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무튼 김오성은 이미 한 작가로서의 윤리성은 완결 짓고 있는 셈이다. 적어도 인체 석조에 관한한 그는 어떤 형태든지 마음대로 구사할 수 있는 표현력의 자유를 획득했다.
석조에 있어 테크닉은 작가적인 윤리성에 부응함은 물론, 표현행위 및 미적 가치 실형에 따른 절대적 조건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표상을 현상화 시키는 과정에서 작가의 표현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묘사력이야말로 무엇보다 앞서는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테크닉의 완성은 기교로서의 한계를 허무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또한 테크닉은 표상을 표현 의지에 따라 정확히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할진대, 이를 손에 붙이는 것은 대상에 대한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표현욕구에 합당한 기술의 완성은 대상의 사실적인 표현에 대한 강박관념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작가가 표현에 대한 강박관념으로부터 해방된다는 것은 비로소 예술행위의 본류로 접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기교가 완성되면 그에 상응한 미의식의 고양과 함께 종래에는 그 기교에 구애받지 않게 된다. 묘사에 대한 정확성과 명료성은 예술적인 표현을 가능케 하는 미적 안목의 생장점인 것이다.

이러한 작가적인 기본조건의 완결은 정신의 자유 자재함 이라는 예술표현 의지를 강화시킨다.
그의 작품에는 이미 자유로운 작가의식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본다. 머뭇거림이 없고 걸림이 없는 마음의 평정이 작품의 표면에 짙은 음영을 드리우고 있다. 그 음영은 조각의 내부로부터 배어나와 형상을 명확하게 만들고 미묘한 빛의 파장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작가적인 기본조건의 완결은 정신의 자유 자재함 이라는 예술표현 의지를 강화시킨다.
그의 작품에는 이미 자유로운 작가의식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본다. 머뭇거림이 없고 걸림이 없는 마음의 평정이 작품의 표면에 짙은 음영을 드리우고 있다. 그 음영은 조각의 내부로부터 배어나와 형상을 명확하게 만들고 미묘한 빛의 파장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