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具象 美術에의 招待     ▒ ▒ ▒ ▒    
(韓國現役作家10人의作品評論集)  


---신항섭(미술평론가)---P7

그가 우리의 일상적인 시선으로는 닿지 않는 우주에까지 관심을 쏟는 것은, 우주에 존재하는 어떤 힘, 또는 신호를 포착하여 자신의 작품에 힘을 보태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비록 망원경이라는, 불가시적인 세계를 실제의 세계로 당겨오는 매개체의 능력을 빌어올지언정, 그 같은 과정을 통해 내적 체험을 쌓고, 예술가적 상상력을 키우며, 사상과 철학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다.

작품 외연에 살집을 보태는 이러한 관심과 노력은 궁극적으로는 보편성을 뛰어넘는 조형성의 개체화를 겨냥한 포석이라 할 수 있다.
우주에의 관심과 실제 관측을 통한 체험은 그 자신의 삶의 내용을 심도 있게, 그리고 새롭게 이끌어주는 요인이 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의 작품은 인체 자체의 형태적인 아름다움과 병행하여 사우하는 인간으로 서의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형상화 하는 데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작품에도 은연중에 우주에 대한 그리움이라고나 할까, 어떤 무한성, 그리고 미지의 세계를 향한 간절함이 있다.
어쩌면 소우주로서의 육체가, 자신을 개체로 분리시킨 모체로서의 우주를 그리워하는 것은 본원적인 귀소의식의 단면일 수도 있으리라.
육체는 그 자체로서 우주의 신비를 축약하고 있다. 더구나 사고하는 능력을 지닌 독립적인 존재로서의 육체는 구조적으로나, 생리적으로나, 그리고 조형적으로나 완벽하다.
그는 소우주로서의 인체를 대상으로 하여 거기에 자신의 육체로부터 분리된(만들어진) 또 하나의 완벽한 개체를 실현코자 하는 것은 아닐까?
그의 예술관은 자연, 또는 우주라는 본원적인 존재로부터의 완벽한 이탈을 실현함과 동시에 등가적인 가치를 얻고자 하는데 있는 것은 또 아닐까.
그런데 아직까지 그는 조형적인 독창성에는 초연하다. 필연적인 문제로 대두될, 그만의 조형어법을 그는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아무튼 불변의 조각적 원리, 그것은 자연으로부터 자연스러움을 훔쳐내는 일에 둘 수 있다.

 

그의 작품을 보는 또 다른 시각은 문학성이다. 구체적으로는 시적인 정서라고 할 수 있는 문학성은 자연에 회귀하려는 귀소본능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 속에 나타나는 서정성은 시적인 이해위에서 접근되고 있다.
그의 조각에 나타나는 공통점의 하나는 극적인 전개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의 인체조각은 언제나 그 자체로서만 존재할 뿐 사건을 만들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서 사유의 아름다움은 더욱 빛난다. 돌을 만지는 주체로서의 그 자신의 사유라기보다는, 조각 자체에 부여한 생명력을 통해 발산되는 사유인 것이다.
그의 작품은 깊이 응시할수록 작품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에 깊이 취해 있는 것 같다. 이 같은 느낌은 언제나 생명력에 근거한다.
그는 생명을 신비로 보지 않는다. 생명은 전달되는 것이며, 동시에 생명은 감득되는 것이기에.
생명은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대상에서 대상으로, 한 흐름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는 돌 속에 간직된, 우주의 생성과 함께 하는 생명의 끈을 찾아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그는 조금 더 심층적인 대상에의 조응을 통해, 더불어 가능한 한 자신의 존재감을 덜어내는 겸허함을 통해, 장인적인 순수한 열정을 지속시키는 자기심화가 필요하다.